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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산방거사 |
조회수
: 14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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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죽은 사람의 악덕으로 명당을 잃은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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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 국사가 여기저기 산길을 다니다가 어느 고개 마루에서 밤을 맞게 되었다. 마침 저쪽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있어 다가가니 조그만 초가집이었다. 도선은 그 집 문을 두드려 하룻밤 묵고 가기를 청하였다. 들어 가보니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몹시 가난해 보이는 살림에도 하얀 쌀밥을 정성스럽게 차려다 주는 것이었다. 도선은 마음속으로 감복하여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먹었으나 일간초옥(一間草屋)이라 방도 없는 것 같아 도선이 잠잘 걱정을 하고 있는데 부부는 방에다 깔끔하게 잠자리를 봐주고 부엌에서 잔다고 나가는 것이었다. 도선은 또 한번 놀라며 잠을 청하였다. 그런데 밖에서 도란도란 사람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인가 귀를 기울이니 부인의 목소리였다. "도선 같은 분을 우리 아버님을 엄토하게 해주십사......" 도선이 내다보니 부인이 칠성단을 차려놓고 비는 것이었다. 도선은 "이 부인의 정성으로 내가 이 집에 왔구나!" 생각하며 다음날 아침 부부에게 사정을 물었다. 자기 집에서 묵은 손님이 뜻밖에도 그렇게 기다리던 도선 국사임을 알고 부부는 놀라고 감동하여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 상을 당한지가 삼 년이 되어도 산 자리를 구하지 못해 도선을 만나게 해달라고 백일 불공을 드렸는데 그날이 꼭 백일째 되는 날이라는 것이었다. 도선은 이 부부에게 금방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잡아 주겠다고 마음먹고 주변 산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마침 자식도 낳고 삼 년만에 부자가 될 자리가 있어 그 자리를 잡아 주었다. 부인은 도선에게 줄 것이 없으니 버선이라도 새 것으로 갈아 신고 가라며 성의껏 만든 버선 한 컬레를 내 주었다. 도선은 흡족한 마음으로 그 집을 떠났다.
그 후 삼 년이 지나 도선은 그 부부가 얼마나 부자가 되었을까 생각하며 다시 그 집을 찾았다. 그런데 집이 바뀌지도 않고 옛날 그대로 초막이었다. 도선이 주인을 찾으니 웬 낯선 여자가 나와 "전에 살던 주인은 죽고 그 집이 다 망했다."고 하는 것이었다. 도선은 깜짝 놀라 그럴 리가 없다며 다시 묘 자리에 가보았다. 다시 보아도 틀림없이 명당으로 보였다. 도선은 그 착한 부부에게 못할 짓을 했다고 가슴을 치며 명당과 흉당도 구분 못하는 눈은 없애버려야 한다고 자기 눈을 찌르려 하였다. 그때 공중에서 소리가 나는데 "그 자리는 명당이 틀림이 없다. 그런데 그 조상이 살인을 한 적이 있어 명당에 써도 화를 입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참고서적 : 풍수설화, 신월균 지음, 도서출판 밀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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